Next 불닭을 찾아

얼마전 카디비가 30분 운전해서 사온 까르보 불닭을 맛보는 내용이 담긴 영상은 SNS를 달궜다. 최근 미국 텍사스에 생일선물로 까르보 불닭볶음면 한 봉지를 받고 기뻐서 우는 소녀의 영상도 조회수 1억뷰를 넘으며 화제였다. 뉴욕타임즈는 까르보 불닭의 인기 요인을 인스턴트 라면의 틀을 깬 고급스러운 맛, 자유로운 레시피 변경이 가능한 제품으로 인증 샷 남기기도 좋은 점으로 꼽았다. 불닭의 글로벌적인 인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증권가에서도 연일 상한가를 치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는데 2024년 5월 시가총액으로 농심, 오리온을 넘어섰다.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나온다는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이제 명실공히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K푸드를 견인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차별화를 넘어서 기존의 “라면”을 먹는 이유와 방식을 바꿔준 불닭. 삼양은 불닭의 영광을 이어갈 후속편을 고민해왔다. 불닭의 성공이 SNS를 타고 글로벌에서의 반응으로 시작된 것이었다면 이젠 더욱 본격적으로 삼양이 글로벌 시장에 답할 시간이 온 것이다. 삼양은 새로운 제품 컨셉을 구상하며 이를 더 탄탄하게 만들 팀을 새롭게 구성해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었다. 어떤 목표 타겟에게 이 컨셉이 통할 지, 통한다면 어떤 감도로 다가서야 할 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과 고객의 탐색, 타깃의 정의, 브랜드 컨셉의 정교화, 이에 따른 브랜드 스토리, 타깃 페르소나 규정 등이 필요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기획팀은 동남아시아 4개국 소비자 조사와 더불어 새로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설정하고 언어적 표현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동남아에 통하는 K푸드 만들기

이른바 삼양 동남아 프로젝트는 말그대로 동남아 현지의 의견이 가장 중요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20대들을 대상으로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현지에서의 한국음식에 대한 호감, 우려, 기대요소 등을 살펴보았다. 무엇보다도 K푸드를 먹게되는 상황(Occasion)에 집중하면서 어떤 계기로, 누구와, 무엇을 하면서, 왜 K푸드를 먹게 되는지, 현지의 대체식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심층적인 의견을 생생하게 청취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 현지에 사업적으로 진출했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 및 빅데이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관점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동남아 시장 및 고객에 대한 관점을 정리했다.

K컬처가 견인하는 K푸드_한 입 엔터테인먼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국내, 해외를 망라한 K푸드의 고객, 특히 젊은 층들이 미디어를 즐기는 성향, 심리적 상태에 대해 인상적인 부분을 발견했다. 이들에게 한국음식은 색다르고 이색적인 식문화이자 트렌디한 젊은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먹기 편하면서도 다채로운 식감, 짧은 섭취시간의 메리트도 있는 음식이었으며 무엇보다도 K팝, K드라마 등 K컬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핫한 음식으로 포지셔닝 되어있었다. K컨텐츠를 빼고 K푸드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핵심 고객은 결국 GenZ세대들일텐데 이들은 디지털고도화에 따라 고자극 상태였으며 불안, 정서적 서투름, 각종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겪고 있었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K푸드 혹은 매운 불닭을 찾는 경로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하루평균 85번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고 즉시성에 지배되면서 빨리 지루해하고 정서적 조절력이 부족한 증상도 많이 지적되었다. 이들에게 푸드는 단지 푸드가 아니라 불안한 상태를 해소하고 피로와 스트레스틑 해결한다는 의미가 컸다. 이러한 발견을 근간으로 작업팀은 새로운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규정하고 “매 순간을 함께, 내 기분을 알아주는 K 무드 푸드(Mood Food)”방향으로 브랜드 컨셉을 발전시켰다. “동남아”라고 뭉둥그려서 표현하지만 사실 다문화, 다종교, 다인종의 다양성이 넘쳐나는 동남아시장의 젊은 층에게 공동된 Occasion은 다름아닌 “스트레스에 취약한 기분과 감정”이었다. “Eating”이라는 행위를 단지 먹는다에서 그치지 않고 해소, 해방의 무드로 정의한 것이다.

세계와 통하는 이터테인먼트 브랜드​

삼양은 24년 4월 유튜브 채널 JohnMaat(존맛)을 공개하며, K푸드 중심의 콘텐츠를 내놓기 시작했다. ‘라운드스튜디오’에서 내놓고 있는 콘텐츠 중 “XYOB”는 박준형과 브라이언이 사회자로 나와 게스트와 토크하며 한국음식을 소개한다. “ROAD MEP”은 한국의 매운 맛을 정복하는 푸드 로드쇼를 표방한다. 전 백악관 셰프 안드레 러시가 우리나라 매운 음식을 하나씩 맛보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북미 시장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를 통해 재미있고 즐겁게 먹는 경험을 공유하는 이 채널의 인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얼마 전 생일선물로 까르보 불닭볶음면 한봉지를 받고 기뻐서 울던 미국 텍사스 소녀의 영상은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 이 영상을 본 삼양측에서 이 어린 아이의 마음에 답하듯 까르보 불닭볶음면 1000개를 채운 차량을 불닭 컬러와 로고로 래핑을 하고 제품에 소녀이름을 넣어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준 것이다. 그 어떤 브랜드보다 SNS미디어의 수혜를 입었던 삼양은 이제 더 적극적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K푸드를 글로벌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불닭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삼양은 “매운 맛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며 1961년 이후 지금까지의 행보를 묵묵히, 그러나 신선하게 내딛고 있다.

Project : 삼양라운드스퀘어 신규 브랜드 개발 컨설팅 프로젝트
Year : 2024
Client : 삼양라운드스퀘어

Project Scope :
Context Planning – 동남아 4개국 소비자조사 및 시장분석, 타깃규정 및 브랜드 페르소나 규정, 브랜드 컨셉 개발
Verbal Contents Creation – 신규 브랜드 스토리 개발(Short version), 신규 브랜드 네임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