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업의 오프라인 진출, 시장의 틀을 바꾸다

온라인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들은 많다. 오프라인 매장들이 할 수 없는 온라인만의 장점을 잘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성공한 디지털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고객과의 물리적 접점을 마련하기 시작하고 있다. 디지털 기업들은 왜 자신만의 강점을 포기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었을까? 그들의 전략은 오프라인에 있던 기업들과 어떻게 다를까? 고객경험은 어떻게 다를까? 다음의 사례들을 보면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2010년 뉴욕에서 창업한 온라인 안경 쇼핑몰 와비파커(Warby Parker)에서 안경을 구매하는 법은 다른 브랜드와 다른 독특한 방법이다. 안경을 사고 싶은 소비자가 와비파커 홈페이지에 가입해 착용하고 싶은 안경을 최대 5종류까지 고르면 집으로 배송된다. 소비자는 3~5일간 안경을 써본 뒤 와비파커로 반송한다. 이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안경을 고르고 자신의 시력과 눈 사이 거리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2주 뒤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어려워하는 고객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어느덧 40여개에 이르렀다.

온라인 남성의류 쇼핑몰 보노보스(Bonobos)는 가이드샵이라는 형태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 보노보스는 애초 ‘남성들에게 의류쇼핑은 고통’이었다며 ‘고통 없는 쇼핑’과 ‘완벽한 핏’을 약속한 온라인 브랜드다. 오프라인 매장도 철저하게 그 약속을 지킨다. 가이드샵은 옷을 직접 판매하지 않는다. 예약을 하고 방문한 후 1대 1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옷을 고르고 직접 입어본다. 매장을 나올 땐 빈 손이다. 온라인처럼 고객의 집으로 무료 배송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이 옷을 입어본 후에는 Bonobos에서 입어본 옷을 이메일로 알려주어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가이드샵은 전자 상거래 매장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에서만 쇼핑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는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이와 같은 접근 방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키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독립디자이너들의 마켓 플레이스인 틱테일(Tictail) 역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처음에는 휴일을 겨냥한 팝업스토어였으나 뉴욕의 매장으로 자리잡았다. 판매를 하긴 하지만 전세계 패션, 쥬얼리, 홈데코 디자이너들의 쇼케이스 역할이 더 크다. 각 상품마다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고객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이런 공간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들은 물건이 아니라 스토리를 사기 때문”이다.

2015년 아마존은 아마존 서점을 오픈했다. 온라인의 경험을 오프라인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것이다. 아마존 서점은 각 책에 대한 아마존의 고객 리뷰와 별점 등 다양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즉, 아마존은 온라인으로 축적한 책 관련 정보를 오프라인 스토어의 경험을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매장 곳곳에 가격 및 기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폰을 사용하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고객이 제품을 보고 만지며 경험해볼 수 있고, 원하면 바로 살 수 있으며,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오프라인의 장점과 온라인의 장점인 빅데이터의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 사례인 것이다.

또한 아마존은 서점에서 더 나아가 ‘Amazon Go’라는 신선식품 매장을 시범 공개 하였다. 기존의 대형마트들은 장바구니 가득 구매할 물품을 가지고 계산대 앞에 길게 줄을 서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런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우선 고객은 매장에 들어가기 전 이용자 결제 정보가 미리 등록되어 있는 ‘아마존 고’앱을 실행한다. 고객이 해야할 일은 그게 전부다. 고객은 그냥 그 상태로 폰을 주머니에 넣고 원하는 물품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고객이 고르는 물건들은 아마존의 가상카트에 실시간으로 추가되며, 심지어 고객이 고른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되돌려 놓는 것도 다 인식한다. 고객은 그렇게 원하는 것을 담아 매장을 나가기만 하면 된다. 결제는 아마존이 최종구매목록에 맞춰 비용을 결제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디지털 기업들의 오프라인 진출 사례를 살펴보며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나왔다.

1) 온라인 브랜드/기업들이 왜 오프라인을 주목하는가?

디지털 기업들은 오프라인에서만 줄 수 있는 가치에 눈을 뜬 것이다. 그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히 판매를 위한 접점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제공 할 수 없었던 경험 촉감 감성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며 소비자가 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물건을 사서 갈 수도 있다. 이런 오프라인의 강점은 온라인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강점이다. 또한 온라인은 아무래도 스마트폰이나 웹을 이용해야 해서 비교적 젊은 타겟들로 제한이 되어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접근이 어려운 다른 타겟들까지 끌고 올 수 있다는 점도 디지털 기업들이 오프라인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2) 그들의 전략은 오프라인에 있던 기업들과 어떻게 다른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은 할 수 없는 ‘연계성’이다. 디지털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마존 서점’은온라인에서 쌓아온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책 밑에 온라인 고객들이 매긴 별점과 평들을 제공하여 오프라인 매장과 다른 디스플레이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보노보스’처럼 매장에선 1대 1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옷을 고르고 직접 입어본 후 자신에게 맞춘 상품을 온라인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역할분담’이라는 점도 기존의 오프라인 기업들과 다른 점이다.

3) 고객 경험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고객 경험은 ‘아마존고’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의 오프라인매장의 문제점을 ‘아마존고’는 기술로 깔끔히 해결함으로써 구매 경험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이렇듯 이제는 오프라인 기업들이 디지털 기업들의 오프라인 확장을 두려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오프라인 기업들은 온라인시장의 이해와 함께 디지털기업들의 빠른 성장에 대응 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