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르네상스. 지금의 뷰티시장이 그렇습니다. 신이 중심이 된 세상에서 인간의 창조성을 복원시킨 움직임 말입니다. 르네상스처럼 ‘인간성의 해방, 인간의 재발견, 합리적인 사유와 생활태도’로의 전환이 보입니다. 지금 주목해야 할 뷰티시장의 트렌드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Trend 1. 여신보다 여자

미의 개념이 확실하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여신의 모습이 아니라 천 개의 얼굴을 지닌 보통의 여자들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안티에이징이 아니라 웰에이징, 획일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저마다의 아름다움, 타고난 미인들을 위한 화장품이 아니라 나 같은 사람들이 썼는데도 효과 있는 화장품에 열광합니다. 개성 그리고 개인의 시대. 이제 화장품이 팔아야 할 것은 신의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불가능한 환상, 비현실적인 욕망이 아니라 현실적인 환상과 욕망, 그리고 아름다움을 원합니다.

Trend 2. K뷰티 2.0 : 서울리스타

K뷰티도 진화했습니다. 한류 소비자들도 한국의 드라마퀸이 아니라 ‘그냥 한국 여자’들에 주목합니다. 연예인도 아닌데 피부는 왜 그렇게 고운지, 화장은 왜 그렇게 잘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기획된 미디어 콘텐츠를 넘어서 관심이 확산됩니다. 이 때부터는 문화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파리지엔느, 뉴요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 나라의 연예인들은 그것을 대표하는 아이콘에 불과합니다. 한국 여자들, 서울 여자들하면 떠오르는 게 있을까요? 무엇을 먹고, 무슨 옷을 입고, 요즘은 어디에서 노는지 그녀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려질까요? 서울여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서울의 일상문화로 K뷰티를 풍성하게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헤라의 ‘서울리스타’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인문학적 통찰력을 발휘할 때입니다.

Trend 3. 뷰티 인플루언서

여신의 미모에 혹하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사람들 때문입니다. 정보권력을 가진 소비자들은 이미지에 속지 않습니다. 언니의 파우치, 화해 같은 소비자 리뷰 앱이 환상을 제거해 줍니다. 뷰티 블로거, 뷰티 유튜버들은 솔직함이 무기이자 생명입니다. 그들의 한마디가 광고보다 더 강력한 이유입니다.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SNS 페이지나 고유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어떤 성과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유명 뷰티 유튜버를 흡수하는 것도 방법은 아닐 겁니다.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고민과 실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Trend 4. 누구나 어디서나 뷰티

화장품은 여성의 것이 아닙니다. 남자의 화장품은 이미 보편화되었다고 봅니다. 썬 쿠션 등에 한정되어 있어 ‘화장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낯설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유아용 화장품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펫뷰티도 주목 받습니다. 타깃이 확장되는 한편 레스메틱(레저+코스메틱)처럼 TPO로 세분화된 시장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아직 대다수 미약한 시장입니다만, 처음부터 스몰마켓을 겨냥한 화장품들이 더 늘어나리라 예상됩니다.

Trend 5. 확장과 결합을 통한 새로운 솔루션

화장품은 수단입니다. 아름다움이라는 목적에 대해 화장품에 한정되지 않은 방법을 제시한다면, 새로운 차별화가 될 것입니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Three의 플래그십 ‘Three Aoyama’은 아름다움을 위해 화장품, 스파, 다이닝이라는 수단을 하나로 결합해냅니다. 영국 셀프리지 백화점은 지금 ‘Body Studio’를 기획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의류, 스포츠웨어, 란제리, 나이트웨어, 수영복, 티와 각종 푸드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아름다움을 실현시켜줄 다양한 컨텐츠를 함께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