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시장에서 미니멀리즘과 클린 뷰티가 대세가 된지 오래입니다. 많은 뷰티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랜드만의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매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쉽게 도태됩니다. 그 어떤 시장보다 매력 다툼이 치열한 곳이 바로 뷰티 시장입니다. 한정된 카테고리 안에서 수많은 경쟁자가 있는 레드오션이자, 미투 브랜드가 쉽게 나올 수 있는 곳. 더욱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해 비교하는 깐깐한 고객들이 있는 곳이자 충성도만큼이나 제품과 브랜드의 효과가 중요한 분야. 뷰티 브랜드는 내세울 수 있는 명확한 매력이나 효과, 히스토리 혹은 모델. 그 무엇의 이야기거리가 없다면 눈에 띌 수도 없습니다.

​11번가에서의 성장이 꾸준한 장점이 되려면

2003년 탄생해 K-뷰티 트렌드를 이끌어 온 ‘싸이닉(SCINIC)’은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11번가 플랫폼을 통해 복잡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들을 선보이며 성장해왔습니다. 온라인 판매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여 가성비 높은 뷰티 브랜드로 각광을 받아왔죠. 또한 판매되는 상품의 마진을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과 원가 절감에 재투입 시켰습니다. ‘High Quality, Reasonable Price’를 브랜드 컨셉으로 삼으며 ‘착한 화장품’으로서 브랜드를 구축했습니다. 실제로 싸이닉(SCINIC)의 히트 상품인 싸이닉 더 심플 라인의 경우, 인플루언서들과 고객들에게 비건 인증을 받은 착한 성분과 저렴한 가격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죠. 그러나 코로나19가 닥치며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깁니다.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과 소셜 네트워크를 주무대로 활약하는 뷰티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뷰티 브랜드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브랜드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싸이닉(SCINIC)이 가지고 있던 무기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죠. D2C로 거품없이 시작했던 브랜드의 정체성이 또렷하지 않다면 그저 (가격이)착한 브랜드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통해 리브랜딩에 돌입했습니다.

기존 싸이닉(SCINIC) 제품이미지_11번가 홈페이지

올바른 것을 매력적으로 말하기

싸이닉(SCINIC)은 시대가 원하는 뷰티를 합리적으로 제안해온 브랜드였습니다. 원재료가 중요했던 시기엔 달팽이 크림과 같은 제품을 런칭했고, 히알루론산과 프로바이오틱스가 필요한 소비자들을 위해서 기능성 성분으로 된 라인을 만들어내 훌륭한 성능으로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시대의 뷰티 트렌드와 필요에 따라 추가된 라인들은 너무 많았고, 브랜드 “싸이닉(SCINIC)”이 기억남는 것이 아니라 성분이나 그 제품만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시대가 원하는 트렌디한 제품을 바로 구현하는 것은 싸이닉의 강점이었습니다. 제이앤브랜드는 싸이닉(SCINIC)이 원래 가지고 있는 이 강점과 현재 뷰티 고객이 절실하게 원하는 지점을 탐구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시장에서 유리해질 지점을 탐구했습니다. 싸이닉(SCINIC)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쉽고 합리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11번가”라는 플랫폼과의 연관성도 강점이었습니다. 싸이닉(SCINIC)은 그런 강점을 중심으로 착한 가격으로 정직하고 옳은 성분으로 올바른 뷰티 습관을 만들어온 브랜드입니다. 이는 현재의 뷰티 시장에서 고객들이 지향하는 바와도 통하는 지점이 있었죠. 그러나 문제는 뷰티 브랜드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Z세대에게 비건 라이프스타일과 선행이 착한 일을 하기 위한 도덕적 선택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유가 절반 절반이라는 모 연예인의 솔직한 대답처럼, 싸이닉의 “올바른 뷰티 습관”도 착한 일을 하는 것이나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고객의 매력과 관련된 컨셉이어야 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의 뷰티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아닐 것입니다. 모두 각자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해주는 것이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싸이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싸이닉의 브랜드 컨셉이자 페르소나인 뷰티 에고이스트(Beauty Egoist)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뷰티 에고이스트란 건강한 피부와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위해 이기적일 만큼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현재의 뷰티 고객 특성이 잘 돋보이는 표현이죠. 뷰티 에고이스트들은 확실한 효과를 바람과 동시에 사람과 동물, 환경에도 좋은 성분을 원하며, 올바른 과정과 방법을 요구합니다. 싸이닉(SCINIC)은 뷰티 에고이스트들이 지향하는 각기 다른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모두 다르기에 최대한 다양한 아름다움에 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싸이닉(SCINIC)은 새로운 슬로건, “Right, All Right”을 통해 그들의 레거시인 “올바른 뷰티 습관”을 계승하면서도, 지루하거나 뻔하지 않게 담아냅니다. 리드미컬하고 말맛을 살려 뷰티 에고이스트들을 위한 건강한 삶의 리듬이 되겠다는 의지를표현합니다.

브랜드가 보이도록, 쌓이도록

@ 싸이닉 페이스북, 11번가

싸이닉(SCINIC)은 할말이 많은 브랜드였습니다. 가지고 있는 언어적,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에도 너무 많은 메시지와 이미지들이 공존했습니다. 역량이 높고 능력도 많으니 말하고 싶은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았던 것이죠. 그래서 정작 제일 중요한 “싸이닉(SCINIC)”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이앤브랜드는 새로운 브랜드 컨셉인 뷰티 에고이스트에 맞추어 기존의 장식적인 표현을 정리하고 군더더기 없는 클린 뷰티다운 톤앤매너를 설정했습니다. 수식하고 꾸밀 필요 없을 만큼 짧고 명확하게, 그리고 강직하게 성분의 클린함과 효과의 강력함을 표현하고 그 주인공은 새로운 “싸이닉”이 되도록 했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싸이닉 BI 디자인은 모던한 로고에 실험실 라벨과 같은 클린 뷰티 특성을 담아 고객 개인에 맞춘 뷰티 에고이즘이 느껴지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싸이닉(SCINIC)의 로고와 네임에 담긴 과학적인 강점이 클린 뷰티에서 신뢰의 요소와 강점이 될 수 있도록, 패키지 디자인 시스템을 완성했습니다. 기존 디자인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하나의 싸이닉(SCINIC)’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싸이닉(SCINIC)만의 디자인 스타일이 없었다는 것이었죠. 11개의 제품라인을 관통하는 디자인 스타일을 결정한 후 각각의 라인의 Benefit Number를 설정해 코드화하고 컬러구분을 통해 통일감과 개성을 부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싸이닉(SCINIC)’이라는 브랜드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도록, 브랜드 자산으로 쌓이도록, 하나의 싸이닉(SCINIC) 스타일로 경험되는 것을 의도했습니다.

@ 싸이닉 홈페이지, 11번가

Project: SCINIC 리브랜딩

Year: 2021

Client: 11번가

Project Scope:

Context Planning : Beauty Market Case Study, Brand Diagnosis(Expert, Inner Interview), Brand Identity Concept Creation

Verbal Contents Creation : Brand Slogan, Brand Key Message, Brand Story Module Development

Visual Identity Creation : Brand Identitiy Design & Package Design with Studio D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