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온라인에 맞서 오프라인 진영이 차차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이 때, 온라인 공룡들이 하나 둘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기 시작합니다. 2015년 아마존이 미국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 ‘아마존북스’를 냈고 현재 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의 식료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했죠. 2016년 말부터는 ‘아마존고(Amazon go)’라는 계산대 없는 매장을 운영하며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온라인 공룡 알리바바도 마찬가지입니다. 2018년 4월 개장을 목표로 항저우 본사 근처에 쇼핑센터 ‘모어몰(More Mall)을 짓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온오프라인 통합형 슈퍼마켓 ‘허마(Hema)’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아마존고처럼 무인점포 ‘타오카페(Tao Café)’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 초에는 중국의 백화점 체인 ‘인타임’을 인수했죠.
시어스, 메이시스, J.C.페니 같은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수를 줄여 나가는 지금, 온라인 기업들은 왜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프라인 시장이 크니까요. 아마존은 미국 온라인 시장의 절반을 혼자 먹고 있는 공룡이긴 하지만 온라인 시장 자체가 미국 전체 소매시장의 10%입니다. 작다고는 할 수 없지만, 더 큰 시장이 있는 거죠. 또 다른 이유는 고객접점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불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건을 만져보고 확신을 갖게 되는 경험을 줄 수 있죠. 더불어 이 매장은 온라인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배송 및 물류 거점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온라인으로 확장했죠. 신세계는 SSG닷컴이 있고, 롯데는 롯데닷컴이 있고, 하이마트나 올리브영 같은 전문점도 다 온라인 채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온라인 유통기업들은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겁니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처럼. 국내에서는 약간 다른 양상입니다. 11번가나 G마켓 등은 자체 채널을 만드는 대신 편의점과 제휴해 배송 거점을 확보합니다. TV홈쇼핑은 오프라인 매장을 냈고요. CJ오쇼핑은 ‘스타일온에어’, 롯데홈쇼핑은 ‘스튜디오샵’을 운영합니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온라인으로 출발한 기업이나 오프라인으로 출발한 기업이나 모두 두 가지 채널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드디어, 옴니채널 시대가 열렸다고 말한 겁니다. 양 진영이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할까요. 모두가 온오프 채널을 가진 시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약점을 파악한 지금, 유통가에는 흥미진진함과 긴장감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