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네온사인, 도로 위의 자동차 그리고 사람들의 걸음걸이까지 도쿄는 도시 전체가 빠르게 굴러가는 쳇바퀴처럼 느껴졌다. 도시가 뿜어내는 빠른 속도감에 점점 쌓여가는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도쿄 밖으로 눈을 돌리니 발견한 작은 해안마을 카마쿠라. 그 곳에 가보기로 했다.

0.5배속으로 흘러가는 지역, 카마쿠라

기차에 몸을 싣고 1시간을 달리면 도쿄와는 전혀 다른 풍경과 속도를 가진 지역, 카마쿠라를 만날 수 있다. 카마쿠라는도쿄에서 불과 5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카마쿠라는 동, 북, 서 삼 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은 바다를 향해 있어 오랜 시간 고유의 문화와 색깔을 간직하고 있다.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이 지역은 바다를 품고 있어 작은 골목길, 사람들의 표정에 바다 향이 자연스럽게 베어있는 곳이다.

또한, 이 지역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열차 에노덴으로 유명하다. 에노덴은 카마쿠라의 작은 골목과 해안을 구석구석 관통하는 이 지역의 유일한 대중교통으로 평균 배차간격 15분, 시속 20KM로 달린다. 에노덴의 느릿함과 느긋함은 카마쿠라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0.5배속으로 흘러가는 지역 카마쿠라에 도착했다.

카마쿠라에서 살아보는거야. 에어비앤비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의 슬로건 ‘여행은 살아보는거야’는 에어비앤비가 여행객에게 말할 수 있는 최고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10개의 포털사이트 후기 글보다 현지인의 한 마디를 더 신뢰하는 여행객의 마음을 에어비앤비는 제대로 읽었다. 그렇게 에어비앤비와 함께 카마쿠라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선택한 에어비앤비 숙소는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집이다. 해안가 작은 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예쁜 정원과 강아지가 있는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들은 도착시간을 어떻게 알았는지 골목 앞으로 마중 나와 따뜻이 맞이해주었다. 용건만 간단히 주고 받는 호텔의 체크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 호스트와 손님,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에어비앤비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묵을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고 거실로 나오자 호스트 할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였다. 집에 대한 안내, 카마쿠라의 지도, 사진 등 자료를 한가득 꺼내 보이며 카마쿠라를 설명해주었다. 한국에서 포털사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봤던 카마쿠라가 아닌 현지인의 눈에 비친 카마쿠라. 그는 카마쿠라의 더 깊은 구석까지 경험하라며 자신의 자전거를 선뜻 내어주었고, 본인의 단골 레스토랑과 숨은 명소 등을 소개해주었다.

비로소 본격적인 카마쿠라 여행이 시작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좁은 골목 구석구석, 해안가를 따라 달리다가 잠이 오면 벤치에 누워 잠시 낮잠을 청하였다. 그저 멍하니 시간 맞춰 오는 에노덴 열차를 구경하다가 배가 고프면 간판도 없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 소소하게 차려진 한 끼 식사를 하였다. 저녁이면 해안가로 나가 저물어가는 태양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그렇게 카마쿠라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다.


여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호스트 할아버지는 따뜻한 차 한잔을 내어주며 오늘 여행이 어땠는지 물어보았다. 유치원생이 집에 돌아와 엄마한테 오늘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이야기하듯, 그날의 하루를 이야기했고 그는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여행객은 현지인처럼 카마쿠라를 경험하고 싶어했고, 그들은 여행객에 눈에 비친 카마쿠라를 궁금해했다. 그렇게 우리는 카마쿠라라는 여행지를 사이에 두고 서로 연결되고 관계 맺어지고 있었다.

여행지에서의 소속감.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를 대표하는 로고, 벨로(Bélo)를 보면 여행을 바라보는 이들의 가치관이 잘 드러나있다. “‘사람’은 어떤 ‘장소’에서도 ‘소속감(사랑)’을 느낄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간단하고 명확하게 잘 표현하였다. 에어비앤비의 모든 회원은 이 벨로(Bélo)를 만들어 본인만의 에어비앤비 로고를 만들어 홍보에 사용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가 바라보는 여행의 본질, 마케팅의 중심에는 바로 이 ‘소속감(사랑)’이 있다.

에어비앤비의 CMO 조나단 밀덴홀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저희는 항상 현지에 있는 진짜 사람과 진짜 호스트 그리고 진짜 집을 캐스팅합니다. 저는 인간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에 빛을 더하는 것이 에어비앤비 마케팅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어비앤비의 모든 것에는 진정성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람과 장소 지난 2016년 에어비앤비가 ‘트립’ 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함께 현지 경험에 푹 빠지다! 푸드, 스포츠, 아트, 자연, 역사 등 다양한 테마로 ‘오직 그곳’에서만 가능한 것들을 경험하는 <트립>”. 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여행객들은 여행지에서의 단순한 숙박을 넘어 호스트와 함께 현지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경험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에어비앤비는 2박3일의 카마쿠라 여행을 더욱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 깊은 곳에 들어가 함께 먹고 자며 카마쿠라를 더욱 깊게 경험할 수 있었다. 여행지와 호스트로부터 받은 소속감이 있어 가능했던, 에어비앤비와 함께한 카마쿠라에 이번 여행의 보물이 숨어 있었다.